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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오랜만에 TIG를 들렸더니 뭔가 대문짝만하게(솔직히 그 정도 큰 건 아니고 중요기사를 보려고 할 때마다 죄다 가리는) 뜨는 플래시 광고가 있더라. 평소 같았으면 ‘아, 귀찮아 이런 건 왜 걸어 놓은 거야’ 하고 껐을텐데.... 중간에 나오는 “월 활동비 380만원 현금 지급”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 광고를 보니 얼마 전에 RF 온라인에서 돈을 주네 마네라는 기사(상단의 링크)가 올라왔던 기억이 났다. 기사를 보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의 리플을 보니 다들 거기서 거기인 모양.
그런데 왜 난데 없이 돈을 준다고 할까? 월 1억이 넘는 돈이라고 하면 작은 돈도 아닌데 정말 생각이 없어서일까? 라고 생각하여 과거에 현금을 준 게임이 있나 잠시 생각해봤다.
RF 온라인처럼 조건 없이 현금을 준 것은 아니지만, 내 기억에 떠오르는 것은 올 초에 한창 홍보하던 아틀란티카 온라인. 당시 지하철 탈 때마다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 다른 게임 한달 계정비를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심심하면 볼 정도였고, 나중에 술자리에서 “나중에 플레이 타임 들먹이면서 지급 거부하는 거 아냐? 시간이 적으면 이것밖에 안하고 무슨 재미를 느끼겠냐? 또 많이 했으면 많이 한대로 재미가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이 했냐 하면서?”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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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금만 찾아보니 RF 온라인처럼 현금을 준 게임이 있었다. 그것도 무려 2년 전 중국에서 말이다.
2006년 4월 21일 오픈 베타를 시작한 정도 온라인은 동접 20만을 돌파하였고, 8월 5일 정식 오픈이 되었음에도 동접수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1개월 후에는 50만을 돌파하였다. 가장 최근의 기사에서는 동접수가 150만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성공에는 ‘미쳤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큰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그나저나 역시 중궈답다랄까? 여긴 인구가 많으니 뭘 해도 단위가 다르구나 ㄷㄷ)
정도 온라인을 개발한 ‘정도온라인과기유한공사’(헉헉 뭐 이리 길어)의 대표 쓰위주는 게임 업계에 뛰어들기 전에 예측 불허의 마케팅 방식으로 건강보조제를 10년이 넘는 동안 업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이후 게임업계에 뛰어든 그는 정도 온라인 오픈과 동시에 중국 최초로 완전 무료화를 선언하였다. 결국 기존의 게임사들은 유저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도 온라인의 무료화를 따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쓰위주는 이러한 경쟁사들의 뒤통수를 또 한 번 냅다 후려쳤다. 바로 2006년 7월 25일 유저들에게 월급을 준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정도 온라인에서 지급하는 월급의 금액은 등급에 따라 구별되는데 한화로 따지면 약 600~12,500원 사이. 월급 지급에 대한 조건은 캐릭터의 등급 외에도 플레이 타임이 필요한데, 하루에 약 4시간 정도만 플레이를 하면 100%의 월급을 다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월급제로 인해 그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면, 결국 그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나가는 월급은 그 금액이 작더라도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과는 2006년 중국 온라인 게임 선호도 25.08%로 지지율 1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바탕에는 부익부빈익빈의 현상이 심한 중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이른바 일부 귀족들의 유흥 중 하나가 되었다는데 있다고 한다. 즉, 현실에서도 상위층에 있던 사람들이 게임 속 아바타 역시 상위층을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돈이다. 보통의 게임에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돈 없고 서러운 유저들은 분명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떨어져나갈 법도 한데 이러한 유저의 이탈을 월급제가 잡고 있고, 이 월급으로 인해 게임 내에서의 격차가 줄어든다고 한다. 즉, 유저에게 월급을 주면 유저는 그 돈으로 다시 게임 내 아이템을 산다는 무한 루프가 형성된다고 한다. 이거 뭐야?! 좀 무서워 -_-;;
뭔가 이야기가 주객전도가 된 것 같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RF 온라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RF 온라인은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에서 개인간의 PvP나 길드간의 공성전 개념이 아닌, 3종족 간의 싸움을 다룬 RvR로 무한 쟁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무한 쟁이 특징인 만큼 게임 내에서의 물약 소모는 분명 엄청날 것이다. 게다가 족장이라고 하면 하루 3번(새벽 6시, 낮 2시, 밤 10)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전쟁에 거의 매번 참가해야 하니, 보통 체력과 끈기 아니면 분명 못할 일이긴 하다. (게다가 직장인으로서 족장이라면 낮 2시는 좀 힘들지 않나?)
CCR 사장이 위에서 말한 정도 온라인의 마케팅 모델을 알고서 이번 족장 월급제를 시행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족장 월급제를 해서 CCR이 이득을 보는 것이 뭐가 있을까? 유저 환원? 위에서 말한 정도 온라인 조차 월급의 주체는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하층 유저들을 위주로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최고위층 단 한 명뿐인 족장에게만 주는 것은 그 혜택 대상이 너무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이탈한 유저의 복귀를 노리고? 이건 좀 설득력이 있겠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존의 일반 유저의 심정을 너무 헤아리지 못한 것은 아닐까? 유저에 대한 혜택이라고는 하지만 그 혜택의 대상이 이렇게도 제한적이라면 분명 일반 유저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분명 게임을 접는 사람도 나올 터. 이리 되면 기존 유저의 복귀의 효과가 거의 미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돈이면 다 되는 자본주의 사회라고 하지만, 만약 내가 하는 게임에서 일부 최상위층 유저들에게 현금을 준다고 하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뭐 하나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바로 개발사를 욕해줄 테다. -_-;;